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이사 사진/공동취재

긴 추석 연휴가 끝나면 국회에서는 곧바로 국정감사가 시작된다. 올해 국감에도 어김없이 이색 증인들이 대거 출석할 예정이어서 관심이 쏠린다.

15억 날린 헬스 트레이너, 전세사기 증언

국토교통위원회는 헬스 트레이너 양치승 씨를 증인으로 불렀다. 양 씨는 15억 원의 건물 임대 사기를 당한 전세사기 피해자다. 국토위는 그의 증언을 통해 심각해지는 전세사기의 실태를 파헤칠 계획이다.

양 씨는 지난 9월 "아니 왜 전세사기나 이런 피해자들을 국가가 만드느냐는 거야. 난 그게 너무 이해가 안 가"라며 분통을 터뜨린 바 있다. 평범한 직장인이 하루아침에 빚더미에 앉게 된 과정을 생생하게 들을 수 있을 전망이다.

쯔양, '사이버 레커' 실태 고발

천만 먹방 유튜버 쯔양은 참고인 자격으로 국감장에 선다. 유명인의 사생활이나 논란을 악의적으로 방송해 돈을 버는 '사이버 레커'의 피해자인 쯔양의 증언을 통해 이들의 실체와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쯔양은 과거 사이버 레커들로부터 협박과 금품 갈취를 당한 사실을 폭로해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 바 있다. 국회는 이번 증언을 계기로 사이버 범죄에 대한 법적 제재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백종원, 지역축제·식품위생법 위반 해명

행정안전위원회는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를 증인으로 채택했다. 행안위는 백 대표를 상대로 지역 축제 관련 의혹과 식품위생법 위반 사항에 대해 질의할 예정이다.

요식업계의 대표 주자로 각종 지역 축제와 먹거리 프로그램에 참여해온 백 대표가 어떤 답변을 내놓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박진영·남경주, K-컬처 미래 비전 제시

문화예술계 인사들의 국감 출석도 유력하다. 대중문화교류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은 박진영 JYP엔터테인먼트 대표에게는 K-컬처 300조 시대를 여는 비전을 듣고, 뮤지컬 배우 남경주에게는 뮤지컬 산업 진흥법 제정에 대한 의견을 청취할 계획이다. 현재 여야 간사단에서 이들의 출석을 조율 중이다.

박진영 위원장은 지난 1일 "K-컬처가 앞으로 가졌으면 하는 위상은 바로 한국을 엔터 팬덤 산업의 중심으로 도약시키는 것"이라고 포부를 밝힌 바 있다.

'보여주기' 논란…실질적 개선이 관건

매년 국감 때마다 유명인을 증인으로 부르는 것에 대해 보여주기식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국민적 관심을 끄는 데는 성공했지만, 이를 실질적인 제도 개선으로 연결시키지 못한다면 의미가 없다는 지적이다.

국회 관계자는 "이색 증인 출석이 단순히 화제성에 그치지 않고 전세사기 방지, 사이버 범죄 근절, K-컬처 육성 등 해당 분야의 문제점을 개선하는 실질적 계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명인들의 증언이 국민의 눈길을 끄는 '이벤트'로 끝날지, 아니면 진짜 문제 해결의 출발점이 될지는 국회의 후속 조치에 달려 있다.

김한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