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기섭 진천군수 민생탐방 사진

◆ 명절, 가장 바쁜 사람이 있다.

추석 보름달이 뜬 하늘 아래, 대부분의 사람이 고향으로 향하거나 가족과 단란한 시간을 보낼 때 송기섭 진천군수는 더욱 분주한 발걸음을 옮겼다. 그의 추석은 쉼표가 아닌, 군민들을 향한 마음으로 가득했다.

지난 4일 이른 아침, 송 군수가 첫 발걸음을 옮긴 곳은 생거진천 농특산물 직거래장터였다. 햇살이 내리쬐는 장터에는 농민들이 정성껏 가꾼 배추와 무, 햇사과와 배가 가지런히 놓인 판매 부스가 줄지어 서 있었다.

송 군수는 각 부스를 하나하나 둘러보며 한 해 농사의 노고를 위로했다. 손등으로 땀을 닦으며 농작물을 정리하는 농민들과 악수를 나누고, 올해 작황과 판매 상황을 꼼꼼히 챙겼다. 특히 진천 특산물인 생거진천 쌀과 친환경 농산물에 대한 홍보 방안을 함께 논의하며 농민들에게 힘을 실어줬다.

12일까지 9일간 이어지는 이 장터는 단순한 농산물 판매의 장이 아니다. 농민들의 땀과 정성이 군민들의 식탁으로 직접 이어지는, 생산자와 소비자를 잇는 진천만의 따뜻한 연결고리다. 송 군수는 장터 운영 전반을 점검하며 군민들이 신선하고 안전한 농산물을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살폈다.

◆ 명절에도 멈추지 않는 생명의 현장

송기섭 진천군수 민생탐방 사진

오후가 되자 송 군수의 발걸음은 의료 현장으로 향했다. 중앙제일병원, 정문약국, 성심외과, 혁신성모병원, 365 약국을 차례로 방문하며 응급의료 및 비상 진료체계를 직접 점검했다. 명절 연휴에도 군민들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문을 연 의료기관들의 운영 상황을 꼼꼼히 살피기 위해서였다.

각 병원의 응급실과 입원 병동을 둘러본 송 군수는 응급환자 대응 체계, 당직 의료진 배치 현황, 의약품 비축 상태 등을 면밀히 확인했다. 특히 명절 기간 발생할 수 있는 응급 상황에 대비해 인근 병원 간 협력 체계가 원활히 작동하는지 점검하는 데 주력했다.

병실에는 명절을 병원에서 보내야 하는 환자들이 있었다. 송 군수는 조용히 그들의 침상 곁으로 다가가 손을 잡으며 위로를 건넸다. 가족과 함께하지 못하는 아픔을 공감하며 빠른 쾌차를 기원했다. 환자들의 눈가에는 촉촉한 기운이 맴돌았다.

송기섭 진천군수 민생탐방 사진

간호사실에서는 명절 당직을 서는 의료진들을 만났다. 가족과 함께할 시간을 반납하고 환자들의 생명을 지키는 그들의 헌신에 깊은 감사를 표했다. 송 군수는 의료진 한 명 한 명과 악수를 나누며 격려했고, 그들이 근무 환경에서 불편함이 없는지 세심하게 살폈다. 지친 얼굴에도 군수의 격려에 의료진들의 얼굴에는 미소가 번졌다.

◆ 보이지 않는 곳의 이웃을 향한 마음

송기섭 진천군수 민생탐방 사진

해가 기울 무렵, 송 군수는 충북혁신도시의 한 집을 찾았다. 북한 이탈 소녀 가장이 홀로 어린 동생들을 돌보며 살아가는 곳이었다.

좁은 원룸 한쪽에 놓인 작은 책상 위에는 동생들의 숙제 노트와 교과서가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었다. 열여덟 살의 언니가 부모 역할을 대신하며 꿋꿋하게 버텨온 시간들이 그 공간 곳곳에 배어 있었다. 냉장고에는 동생들을 위해 아껴둔 음식들이, 옷장에는 깨끗이 빨아 개어둔 교복이 담겨 있었다.

송 군수는 오랜 시간 소녀의 이야기에 귀 기울였다. 낯선 땅에서 동생들과 함께 살아가기 위해 밤늦게까지 아르바이트를 하고, 낮에는 동생들 학교 준비를 챙기며 하루하루를 버텨온 이야기들. 힘들어도 씩씩하게 웃는 소녀의 모습 뒤에 숨겨진 눈물과 외로움을 송 군수는 놓치지 않았다.

따뜻한 위로와 함께 실질적인 지원 방안도 약속했다. 교육비 지원, 주거 환경 개선, 생활 안정 프로그램 연계 등 진천군이 할 수 있는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뜻을 전했다. 진천군이 든든한 가족이 되어주겠다는 약속에 소녀의 눈가가 붉어졌다.

◆ 말이 아닌 행동으로 증명한 약속

송기섭 진천군수 민생탐방 사진

송 군수는 명절이 모두가 함께 행복해야 진정한 명절이라는 소신을 밝혔다. 혼자 쓸쓸히 보내는 이웃이 없도록, 아픈 이들이 위로받을 수 있도록, 소외된 이웃이 따뜻함을 느낄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군수로서 자신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9일간의 추석 연휴 동안 송 군수의 발걸음은 쉼 없이 이어졌다. 농특산물 장터의 뜨거운 햇볕 아래에서, 병원 복도의 소독약 냄새 속에서, 좁은 원룸의 작은 책상 앞에서. 그는 군민 한 분 한 분의 곁을 지켰다.

군민 한 분 한 분 곁에서 든든한 버팀목이 되겠다는 송 군수의 약속은 말이 아닌 행동으로 증명됐다. 가족과의 시간을 뒤로하고 현장을 누빈 그의 모습에서 진정한 공복의 자세를 엿볼 수 있었다.

추석 보름달이 뜬 밤, 진천군수실 불빛은 여전히 환했다. 내일 또 만날 군민들을 생각하며, 송기섭 군수는 진천의 내일을 준비하고 있었다. 풍요와 따뜻함이 가득한 명절, 그것은 누군가의 쉼 없는 발걸음 덕분에 가능한 것이었다.

이우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