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피가 장중한때 3319.14를 기록한 10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나오고 있다. 2025.09.10.
코스피가 3314.53포인트로 마감하며 국내 증시의 새 역사를 썼다.
간밤 미국 증시 훈풍에 더해 이재명 대통령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양도세 대주주 기준 완화가 발표될 것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상승세를 견인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보다 1.67% 오른 3314.53를 기록했다. 코스피 지수의 역대 최고치는 종가 기준 3305.21(2021년 7월 6일)로 약 4년 2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날 장중에는 3317.77까지 오르며, 2021년 6월 25일 기록했던 장중 최고점(3316.08)도 갈아치웠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조 단위 매수세를 보이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조3811억원, 9028억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반면, 개인은 대규모 차익실현에 나서면서 2조2545억원 팔아치웠다.
국내에서는 정부가 주식 양도소득세를 부과하는 대주주 기준 완화에 나설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며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쳤다.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오는 11일 예정된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이에 대한 입장을 밝힐 전망이다. 대주주 기준을 현행 50억원에서 10억원으로 강화하기로 했던 기존 입장을 철회할 가능성이 강하게 점쳐진다.
간밤 미국 증시에서 3대 지수 모두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점도 투심을 자극했다.
미국 노동부가 비농업 부문 연간 고용 증가 폭을 대폭 하향하면서 고용 우려가 커졌지만, 다음 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더 강하게 작용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전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0.43%),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0.27%), 나스닥 종합지수(0.37%) 모두 상승 마감했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주식시장 횡보 요인이었던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 약화, 세제 개편안 실망감, 인공지능(AI) 버블론에 대한 우려가 완화됐다"며 "원·달러 환율이 안정되고, 외국인 자금 유입이 재개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견조한 실적과 가이던스로 증명한 브로드컴, 오라클, TSMC 등에 더해 하반기 반도체 업황 밝다는 전망이 지속되는 등 각종 호재와 기대감이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또 "이제 하방 요인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하가 보험성이 아닌 침체로 인한 성격, 혹은 우려를 강조하는 경우"라며 "내일 소비자물가지수(CPI) 포함 실물 경제지표를 지속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증시를 견인한 것은 미국의 고용과 국내 정책 기대감"이라며 "새로운 이슈 보다는 기존의 상승 요소가 강해지는 중"이라고 짚었다.
이어 "최근 코스피는 정부의 세제 개편안 발표 이후 자본 시장 활성화 정책에 대한 실망감이 유입되는 모습을 보였지만, 시장의 목소리가 정책에 반영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투자심리 개선으로 이어지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업종별로는 전기장비(6.99%), 은행(4.58%), 증권(3.26%), 반도체(2.82%), 건설(2.05%), 조선(1.00%) 등이 강세를 보인 반면, 화학(-0.80%), 화장품(-0.50%) 등은 하락 마감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으로는 SK하이닉스(5.56%)와 KB금융(7.01%)이 큰 폭 상승했다. 삼성전자(1.54%), 한화에어로스페이스(2.33%), 현대차(0.68%), 기아(0.47%), 두산에너빌리티(0.64%) 등도 강세를 보였다.
같은 날 코스닥 지수는 전장 보다 0.99% 오른 833.00에 마감했다.
허재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