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 감독의 신작 <어쩔 수가 없다>가 개봉 첫날 관객에게 실망감을 안겼다.
감독은 이 작품을 두고 “자신의 영화 중 가장 재미있고 웃기다”라고 밝혔지만, 극장 내 관객 반응은 차분했다. 기대했던 블랙코미디의 웃음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영화는 원작 소설 <액스>를 각색해 제작됐다.
그러나 <아가씨>와 <기생충>의 요소를 억지로 이어붙인 듯한 구조는 관객에게 낯설고 기묘한 인상을 남겼다. 특히 일부 장면은 구태의연한 리듬과 겉도는 농담으로 몰입을 방해했다.
사회적 메시지도 무겁지 않았다. 해고와 실직 문제를 희화화하는 방식은 노동자의 고통을 가볍게 다루었다는 비판을 받는다. <인 디 에어>, <노마드랜드> 등 해외 작품들이 보여준 진지한 접근과는 대조적이다.
다만 배우들의 연기는 호평을 받았다. 이병헌, 손예진, 이성민, 염혜란 등 주·조연 배우들의 앙상블은 완성도가 높았다는 평가다.
이번 작품은 박찬욱 감독이 성적 도발을 자제할수록 영화가 고전적 품격을 갖추는 경향을 다시금 보여준다. <친절한 금자씨>, <헤어질 결심>과 달리 <어쩔 수가 없다>는 기대와 거리가 멀었다는 지적이다.
김한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