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연이은 가계대출 규제로 주요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증가세에 제동이 걸렸다. 지난달 5대 은행의 주담대 증가액이 1조3000억원에 그치며 올해 들어 가장 적은 증가폭을 나타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9월 가계대출 잔액은 764조949억원으로 전월 말 대비 1조1964억원 증가했다.
6월 6조원대 폭증 후 석 달 만에 1조원대로
지난 6월 6조7536억원 폭증한 뒤 7월 4조1386억원, 8월 3조9251억원으로 차츰 줄어들더니, 지난달 큰 폭으로 감소했다. 9월 가계대출은 지난 1월(-4762억원) 이후 8개월 만에 가장 적게 늘어난 것이다.
주담대 잔액은 608조9848억원으로 전월 대비 1조3135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올해 들어 가장 적은 폭 증가한 것으로, 지난해 10월(1조923억원) 이후 11개월 만의 최소 증가폭이다. 지난 8월 주담대 잔액이 3조7012억원 늘었던 것과 비교하면 한 달 새 증가폭이 3분의 1 수준으로 축소됐다.
신용대출 잔액은 전월 대비 2711억원 줄어 지난 7월(-4334억원) 이후 두 달 만에 다시 감소 전환했다. 전세대출도 전월 대비 344억원 감소했다.
연이은 규제 효과..."DSR·LTV 강화 영향"
정부의 '6·27 가계대출 규제' 시행 이후 7월 '3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도입, '9·7 부동산 대책'에 따른 LTV(주택담보대출비율) 강화 등 추가 대출 규제가 잇따르면서 그 효과가 차츰 가시화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집값 상승세는 계속...추가 규제 나올까.
문제는 집값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한강벨트'를 중심으로 서울 집값이 들썩이고 있어 정부가 추가 규제 카드를 꺼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부동산원의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넷째 주(25일 기준) 서울의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은 0.19%로 전주(0.12%) 대비 0.07%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성동(0.59%), 마포(0.43%), 광진(0.35%) 등의 오름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 "부동산·가계부채 추이 계속 모니터링"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29일 은행장들과의 간담회 이후 "가계부채 안정화 방안에 계속 관심을 갖고 있다"며 "부동산 시장과 가계부채 추이를 계속 보고 필요할 경우에는 언제든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고, 계속해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종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