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건설사 939곳 폐업신고…. 5년 내 가장 많아

5년 내 가장 많은 건설업 폐업 신고
경기·서울·경남·인천 순으로 폐업 많아
"건설업계 힘들어져 본격적 침체 국면"

시사종합뉴스 승인 2023.05.29 04:00 | 최종 수정 2023.05.29 08:09 의견 0

미분양 주택 물량 증가로 지방을 중심으로 중소형 건설사들의 줄도산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7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건설동향브리핑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KISCON)에 등록된 건설업 폐업 신고 건수는 총 939건이다. 이는 분기별로 볼 때 최근 5년 내 가장 많은 건설업 폐업 신고다.

지역별로는 경기(153곳)가 가장 많았고, 서울(90곳), 경남(53곳), 인천(39곳), 부산(38곳), 전남(32곳), 충남(31곳) 등의 순으로 폐업 기업 수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업종별로는 종합건설업의 경우 건축공사업, 전문건설업의 경우 실내건축공사업의 폐업 증가율이 두드러졌다.

이처럼 폐업이 늘어난 것은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라 건설 경기가 하강 국면으로 전환하면서 자본 회수가 힘들고 현금 유입도 줄어 건설사들의 경영 어려움이 커졌기 때문이다. 고금리·고물가·고환율 등 '3고(高)' 현상도 건설사들을 어렵게 만들었다.

실제로 지난 3월 한국은행이 발간한 금융안정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방 중소건설사 한계기업(3년 연속 영업이익이 이자 비용을 감당치 못하는 기업) 비중이 2021년 12.3%에서 지난해 16.7%로 급증했다.

부실위험기업(1년 후 부도 상태로 전환될 확률이 5% 초과 기업) 비중도 11.4%에서 12.8%로 증가하는 등 중소 건설사들의 줄도산 공포가 확산할 조짐이다.

전영준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미래산업정책연구실장은 "글로벌 경기 침체 등에 따라 건설업 폐업이 지난해 대비 늘고 있다"며 "건설업은 우리나라 국내총생산의 15.4%를 차지하는 핵심 산업으로 건설산업이 흔들리면 국가 경제 전반의 침체로 확대될 수 있는 만큼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건설사들이 자금줄이 막힌 것은 분양 시장 침체 영향이 크다. 미분양이 쌓여 공사대금을 회수하지 못해 건설사들이 유동성 위기에 몰리고 있는 것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미분양은 7만2104가구다. 증권업계 일각에서는 부동산 시장 침체가 이어질 경우 올 연말 미분양 주택이 12만 가구에 이를 수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도 나온다.

김현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주택경기 회복이 지연되면 올해 말 미분양 주택이 12만가구까지 늘어날 수 있다"며 "대구, 울산 뿐 아니라 충남, 경북, 전북도 부동산 경기 저하가 매우 높은 요주의 지역"이라고 밝혔다.

미분양 물량이 가파르게 늘어날 경우 중소 건설사 자금줄이 막히고, 이는 금융권 부도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건설사들의 연대보증, 채무인수, 자금보충 등 프로젝트파이낸싱(PF)보증을 제공한 규모는 과거에 비해 크게 늘었다. 지난해 부동산PF 대출 잔액이 117조원(한국은행 집계)에 육박하며 부실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김근용 한양대 융합산업대학원 겸임교수는 "6~9월로 만기를 앞둔 브릿지론 상환 문제 등으로 건설업계가 힘들어지는 상황인 만큼 이제야말로 (부동산 시장이) 본격적으로 침체 국면에 접어든 상황"이라며 "주요국 금융시장이 상당히 불안한 상황이라 (부동산 시장이) 어디로 갈지도 지금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허재원 기자 catn.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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