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금리 '뚝'…금리 하단이 3%대로 떨어져.

시사종합뉴스 승인 2023.04.10 04:00 의견 0
청주테크노폴리스 힐데스하임 아파트 .<자료=청주시>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 하단이 3%대로 떨어지면서 대출한 사람들이 다시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고정형(혼합형) 주담대 금리는 전날 기준 3.69~5.91%로 집계됐다. KB국민은행의 금리 하단이 연 3.69%로 가장 낮았고, NH농협은행의 혼합형 주담대 금리 하단도 3.98%로 3%대를 나타냈다. 시중은행의 주담대 혼합형 금리가 3%대로 낮아진 것은 지난해 2월 이후 1년여 만이다.

5대 은행의 변동형 주담대 금리도 4.18~6.653%를 나타내며 하단이 4%대 초반까지 내려왔다. 지난해부터 계속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올 초만 해도 5~8%대를 나타냈던 변동금리가 약 석 달 만에 2%포인트 가까이 내려간 것이다.

이처럼 대출금리가 내려가고 있는 것은 최근 시장금리가 하락하는 가운데, 정부가 시중은행들에 금리인상을 최소화할 것을 주문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미국 실리콘밸리뱅크(SVB)와 크레디트스위스(CS) 위기로 촉발된 금융시장 불안을 진정시키기 위해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연준)가 금리인상 속도를 늦출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면서 채권금리가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또 금융당국의 압박에 국내 시중은행들도 일제히 대출금리를 끌어내리고 있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주담대 금리가 앞으로도 계속 하향세를 나타낼 경우, 영끌족들이 또 다시 양산될 가능성도 거론하고 있다.

실제 한동안 끊겼던 2030 젊은 세대의 주택 매입 비중이 최근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부동산원 매입자 연령대별 주택거래현황에 따르면, 지난 2월 20대 이하와 30대의 전국 아파트 매입 비중은 31.96%로 30%를 넘어섰다. 이는 전월(29.85%) 대비 2%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지난 2021년 1월(33.0%) 이후 2년1개월 만에 최대 수치다.

정부가 대출 문턱을 크게 낮춘 데 이어, 올해 1월 말 '특례보금자리론'을 내놓으면서 젊은층이 급매물 위주로 매수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빠른 속도로 집 값이 내려가고 있는 것도 2030의 아파트 구입을 이끈 것으로 보인다.

한국주택금융공사(주금공)가 지난 5일 발표한 지난해 '주택금융 및 보금자리론 실태조사' 결과에서도 실거주 목적의 1가구 1주택은 꼭 필요하다고 응답한 비율(70.3%)은 전년(65.3%) 보다 상승했다. 앞으로 주택을 구입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38.0%)도 전년(37.2%) 대비 소폭 올랐다.

다만 한편으론 고금리 여파 등으로 크게 꺾인 가계대출 증가세에 다시 불을 지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국내 가계대출 잔액은 부동산, 가상자산 시장 호황과 코로나19 확산 영향 등으로 2021년 말까지 사상 최대 규모로 몸집을 불렸으나, 고금리 기조 본격화 등으로 증가세가 잦아들면서 지난해 1월부터 15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680조7661억원으로, 전월보다 4조6845억원이 감소했다. 이 가운데 주담대 잔액은 지난달 기준 511조2320억원으로 전월보다 1조5537억원 줄었다. 2월에 이어 두 달 연속 감소한 것으로, 감소폭도 전월(5720억원)보다 커졌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2월 은행권 주담대는 전월 대비 3000억원 줄어들면서 2015년 통계집계 이래 처음으로 감소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아직까지 대출금리의 하향추세를 판단하기에는 이른 만큼, '영끌족'들이 예전만큼 늘어나진 않을 것이란 의견도 있다. 주담대 금리가 낮아지곤 있지만, 추가 인하를 기대하는 관망세가 강하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시중금리 인하에 따른 대출금리 동반 하락이 지속되고, 부동산 관련 규제 완화 움직임도 보여지고 있기는 하나 오랜 기간 저금리를 경험했던 수요층에는 현재 대출금리 수준이 여전히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규제 등 대출 한도에 실질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제도가 남아있어 소위 '영끌'이라는 높은 레버리지 투자 성향의 확산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국제유가 불안 등 인플레이션 압력이 지속되고 있어 미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는 점도 변수로 꼽힌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채권금리가 여전히 안정세이고 당국의 금리안정 조치가 지속되는 상황이라 당분간은 하락 또는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여진다"며 "다만 장기적으로는 미국이나 한은의 기준금리 추이도 봐야 하기 때문에 장기적 하락추세라고 하기엔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은행은 오는 11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한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7일 발표한 '5월 채권시장 지표(BMSI)'에 따르면 채권전문가 83%는 한은이 이달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사종합뉴스 허재원 기자 www.ca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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