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주시 산남동 소재 일반음식점을 운영하는 A(54)씨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시대도 어려웠지만 지금이 더 힘들다고 토로했다.

A씨는 "점심에는 그나마 인근 직장인들이 찾아 어느 정도 수지타산이 맞지만 저녁에는 거의 전멸"이라며 "점심 장사만으로는 더 이상 장사를 이어갈 수 없을 것 같다"고 혀를 내둘렀다.

코로나19와 고물가 시대가 이어지면서 달리진 저녁 회식 문화에 자영업자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일반 기업들은 회식 횟수가 줄어들고 술을 강요하는 문화가 사라지는 추세다.

여기에 MZ세대를 중심으로 과음은 줄이고 건강한 음주를 즐기는 '소버 라이프' 트렌드가 부상하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소버 라이프는 단순히 금주하는 것이 아닌 자신에게 맞는 적정한 도수 술을 소량 즐기는 음주 생활을 뜻한다.

청주 오창 소재 이차전지 장비 제조사 B(43) 대표는 "불과 몇 년 전 만 해도 직원 친목 도모를 위해 월 1회 저녁 회식을 해 왔지만 지난해부터는 분기별 1회로 바뀌었다"며 "줄인 회식 비용으로 직원들 자기 계발비를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동차 부품사에 재직 중인 C(25) 씨는 "요즘 주위에 건강에 신경 쓰는 또래들이 많은 건 사실"이라며 "제로슈거나 무알코올 등 건강한 음주로 건강을 챙기는 음주 문화가 대세인 것 같다"고 귀띔했다.

여기에 '회식 자리는 1개 주종으로 1차에 끝내고 9시에 집에 가자'는 이른바 '119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

지역 한 금융권 관계자 D(50)씨도 "부서별 저녁 회식 횟수는 확실히 줄어든 것은 물론 예전처럼 오랜 시간 마시기보단 주로 1차에서 끝내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10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월 자영업자 수는 550만명으로 집계됐다.

자영업자 수를 연도별로 보면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인 1997년(590만명), 1998년(561만명),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600만명), 2009년(574만명)보다 적은 수준이다.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회복세를 보이던 자영업자 수는 작년 11월 570만여명보다 20만명 이상 감소했다.

이는 경기 침체 장기화로 매출이 줄어 폐업을 선택한 사람이 많은 것으로 풀이된다.

충청지역별 자영업자 수는 1월 기준 ▷충남 26만8천명 ▷충북 21만5천명 ▷대전 15만2천명 ▷세종 3만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충남·충북·세종은 지난해 8월 이후 자영업자 수는 지속적으로 주는 추세다.

반면 대전은 같은 유일하게 자영업자 수가 13만8천명에서 15만2천명으로 늘었다.

허재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