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국 청주시의회 의장
2023.8.16.일 청주시의회에서 강원도 고성군 행사에 참석한 의원· 시계방향순서

박현기 의원 이우균 의원 임정수 의원

최재호 의원 임은성 의원 김병국 의원

박노학 의원 김완식 의원 김영근 의원

홍순철 의원 남연심 의원. 2023.08.22

충북 청주시의원들이 벌인 봉사활동을 놓고 외유성 의혹으로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의원들이 충북 도내 재난지역을 벗어나 타 지역에서 봉사활동을 한 것에 대해 시민들의 시선이 따갑기만 하다. 게다가 의원들과 함께 간 공무원들은 근무수칙을 지키지 않은 것으로 밝혀져 귀추가 주목된다.

최근 청주시의회는 재난지역으로 선포된 강원도 고성군 현내면에서 침수된 주택에서 토사를 제거하는 봉사활동을 전개했다고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청주시의회 의원및 사무국 직원 30여명이 '강원도 고성군 현내면의 침수주택 일원을 돌며
유출된 토사제거' 라는 내용으로 각언론사에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2023.08.16
강원도 고성군청 '실적집계대장' 기록,토성면으로 되어 있다. .2023.08.23

그러나 고성군청은 “의원들이 봉사활동을 벌인 지역은 고성군 토성면 봉포리로, 재난지역으로 선포된 곳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고성군청 총무과 관리행정과 실적관리대장에는 “청주시 의회 27명이 토성면에서 2시간 동안 토사제거”라고 기록되어있다.

관용차량 운행일지(상당구청) 2023년 08.16 05시 20분 출발 19시 30분 도착으로 되어있다. 2023.08.22

청주시의회는 지난 16일 봉사활동을 이유로 김병국 의원 등 11명과 사무직 공무원 14명이 강원도 고성을 다녀왔다.

청주시의회는 외유성 봉사활동을 감추기 위하여 엉뚱한 곳으로 지역을 변경해 보도자료를 만든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의회가 봉사활동을 진행한 날짜에 대해서도 논란이 되고 있다. 의회가 봉사활동을 했다고 하는 날짜는 지난 16일(수)로 평일이기 때문이다.

자원봉사활동기본법은 ‘근무시간에는 근무지에서 업무에 충실의무가 있고, 공휴일을 이용한 봉사활동을 전개해야 한다. 봉사활동 시간은 최소 4시간이 되어야 인정된다.’라고 정해져 있다.

충북 도내 A 지자체 의회 B 과장은 “우리 의회에서는 자발적 봉사활동으로 전,후반기 1회씩 시행해오고 있다” 면서 “봉사활동은 토요일과 일요일에 하고 있다”고 밝혔다.

B 과장은 특히 “평일에 행정직 공무원이 본업을 그만두고 봉사활동에 나가는 예는 있을 수 없다”면서 “관내에서 급박한 상황인 경우에만 한정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B 과장은 “다른 지역으로 사무직과 운전직 공무원이 15명이나 대거 평일에 봉사활동을 떠난다는 것은 아주 이례적인 일”이라면서 “그렇게 봉사활동을 하려면 월차나 연차를 내는 것이 옳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행정안전부 지방자치균형발전실 담당관 K 씨는 “근무시간에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것은 본연의 업무와 연관성, 봉사활동 지역의 관계성, 자발적 참여 여부 등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면서 “ 청주시의회 행보는 자원봉사활동 기본법에 맞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또한 “의원도 공무원 범주에 포함된다” 밝혔다.

혈세 낭비도 도마 위에 올랐다.

취재에 따르면 식대와 간식, 교통비(상당구청 버스 기름값 등)가 지출된 내역을 산출해보면 식대 1인당 30,000원, 간식비(김밥, 빵, 물), 주유비 등 약 200여만 원이 들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충북지역은 수해로 인해 재난지역으로 선포된 곳이 일곱여 군데나 된다. 오송 지하차도에서 침수로 인하여 수십 명이 사망한 사고가 있었고, 집에 들어가지 못한 이재민이 수백 가구가 되는 엄중한 때이다

왜 충북이 아닌 강원도 고성이었나?

청주시 의회는 강원도 고성군과 자매결연 또는 업무협약 등 교류한 내용이 없다.

고성군청 총무 행정과 K 과장은 “청주시 의회에서 ‘봉사활동을 하겠다’고 요청해 받아들였고. 청주시의회 측에서 다녀갔다‘고 밝혔다

강원도 고성지역은 해안지역이다. 이 지역은 해안을 따라 펼쳐지는 풍경 때문에 식도락 관광지로 손꼽히고 있다. 특히 여름철에 성수기를 누리는 지역이다.

김진성 (56·청주시 율량동) 씨는 “의원들이 재난지역이 아닌 곳임에도 불구하고 재난지역으로 지역명을 끌어와 봉사활동을 했다고 한 것은 시민들을 눈먼 봉사로 만든 셈”이라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박종화 (64·성화동) 씨는 충북에도 역대 어느 때보다 피해가 컸고, 오송 지하도의 경우 침수사고로 수십 명이 사망한 엄중한 시기에 지역은 외면한 채 고성까지 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고 울분을 토했다.

신승철(59·북문로) 씨는 ”회기 내에 여야 간에 싸움만 한 의원들이 봉사활동을 했다고 하는 것은 봉사활동을 빙자한 외유성”이라며 ”시민들을 기만한 의장을 비롯한 의원들은 청주시민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철희(68·가경동) 씨도 ”봉사활동 취지에 맞지 않고 평일에 그것도 근무할 시간에 식대와 인건비 등 혈세를 낭비한 꼴이 됐다“며 ”봉사활동 지역을 재난지역으로 둔갑시켜 사기행각을 벌여야 하는가“라며 비난의 목청을 높였다.

이에 대해 김병국 의장은 ”봉사활동을 하지 않은 것이 문제이지 봉사활동을 한 것이 무엇이 문제인가”라며 ”청주시민에게 할 말이 없다“라고 말했다.

최종룡, 허재원 기자 catn.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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