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옥천군·두원중공업㈜은 지난해 9월 옥천군청 군수실에서 황규철 옥천군수와 두원중공업 관계자들이 옥천테크노밸리 산업단지에 대해 투자협약을 했다.(옥천군 제공)
충북 옥천군이 조용한 농촌 지역에서 벗어나 산업과 관광, 공공의료가 조화를 이루는 다기능 복합도시로 탈바꿈하고 있다.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한 대규모 기업 투자유치는 물론 보건의료 거점 구축, 관광자원 개발, 수상교통 인프라 도입 등 종합적인 도시 발전 전략이 전방위로 추진되고 있다.
지금 옥천은 지방소멸 위기를 극복하고 충청 내륙의 핵심 거점으로 나아가는 전환점에 서 있다.
◆ 옥천은 첨단 산업 유치로 ‘지방 경제’ 새 판 짠다
지난해 옥천군은 1000억 원이 넘는 대규모 기업 투자를 유치하며 지역경제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핵심 기업은 두원중공업㈜과 ㈜한켐이다. 이들은 옥천테크노밸리 및 청산산업단지에 각각 500억원 규모의 제조시설을 증설하고, 약 160명의 일자리를 새롭게 창출한다.
두원중공업은 자동차용 CO₂ 컴프레셔 및 방위산업용 기체구조체 등 고기술 제품을 주력으로 하는 중견기업이다. 친환경 제품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이번 옥천 진출을 통해 생산 능력 확대와 고부가가치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
㈜한켐은 OLED 소재와 석유화학 촉매를 전문으로 하는 전자재료 기업이다. 이번 설비 확장으로 제품군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확보할 방침이다.
황규철 옥천군수는 “투자기업들이 지역 물품 구매와 지역민 우선 채용(50%)을 협약에 명시했다”며 “이번 유치는 단순한 생산시설 유치를 넘어 지역경제 순환구조를 강화하고 청년 일자리 기반을 다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옥천군은 옥천군수실에서 청산산업단지 입주 업체인 ㈜한켐과 500억 원대 규모의 투자협약을 했다.(옥천군 제공)
◆‘중부권 혈액 수급 거점’으로 떠오른 옥천
산업 외에도 보건의료 인프라 확대가 병행되고 있다. 한마음혈액원 중부혈액원 건립 사업이 대표적이다. 106억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이번 프로젝트는 옥천읍 동안리 2농공단지 내 3300㎡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로 지어진다.
중부혈액원은 혈액 검사·보관·공급 등 핵심 업무를 수행한다. 이 혈액원은 충청권과 중부내륙권의 혈액 수급 중심시설로 기능을 할 예정이다.
2023년 말 옥천군과 대한산업보건협회가 협약을 맺고 유치를 확정한 이후 올해 하반기 착공에 들어가 2027년 말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혈액원이 완공되면 연간 200명 이상 고용 창출, 인근 상권 활성화, 응급 의료 체계 강화 등 다방면의 파급 효과가 기대된다.
군 관계자는 “보건 인프라 확충은 단지 의료 서비스 향상에 그치지 않고 지역 위상 강화와 인구 유입이라는 중요한 사회적 효과도 함께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충북 옥천군이 공개한 동이면 지양리 골프장 건설 계획도.(옥천군 제공)
◆ 장계관광지, ‘체류형 관광지’로 새출발
과거 충북 남부권의 대표 관광지였던 장계관광지도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난다.
군은 노후화된 관광지를 민간 투자와 연계해 숙박·문화 복합 공간으로 조성한다. 여기에 자연친화형 인프라를 더해 체류형 관광객을 유치하겠다는 계획이다.
민간 투자자인 인지그룹 컨소시엄은 약 150억 원을 투자해 미술관, 북카페, 숙박시설 등을 갖춘 문화복합공간을 조성한다. 이 공간은 지역 예술가에게 전시·판매 기회를 제공하고, 지역민에게는 문화향유 기회를 제공하는 공공-민간 상생 모델로 추진된다.
한편, 장계관광지에서 인포리 달돋이산까지 연결되는 411m 길이의 출렁다리 설치도 진행 중이다. 총 138억 원 규모의 ‘장계지구 생태탐방길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생태계를 고려한 친환경 설계가 특징이다.
박범진 관광개발팀장은 “출렁다리는 단순한 시설이 아니라 옥천의 자연경관과 어우러진 체험형 관광 자산이 될 것”이라며 “장계관광지를 충청권 대표 관광명소로 키워나가겠다”고 밝혔다.
옥천군이 장계관광지 관광숙박시설 및 부대시설 조성·운영 사업에 대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인지그룹 컨소시엄을 선정하고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한다.(조감도. 옥천군 제공)
◆ 대청호 뱃길 사업, 관광+교통 복합 인프라로 주목
옥천군의 관광 전략은 육상에 머물지 않는다. 대청호 수상교통망 구축 사업을 통해 2025년 12월부터 친환경 전기 도선 운항이 시작될 예정이다.
총 110억 원이 투입된 이번 사업은 장계관광지를 비롯한 8개 지역에 계류장을 설치해 40인승 전기 도선 1척을 투입해 지역 간 이동성을 높인다.
이 사업은 단순한 뱃길 조성을 넘어서 관광자원의 연결성을 강화하고 친환경 교통수단 도입이라는 지속가능성까지 고려한 프로젝트다.
특히 폐쇄적인 내륙 관광지의 한계를 극복하고, 도보·수상 연계 관광 루트를 개발함으로써 지역 체류 시간을 크게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군 관계자는 “선박 계약과 계류장 공사는 이미 준비 완료 단계이며, 내년 말이면 실질적인 운영이 가능하다”며 “관광객과 주민 모두를 위한 인프라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충북 옥천군이 ‘관광 옥천’의 중심이였던 옥천장계관광단지를 되살리려는 작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옥천군 제공)
◆“지금이 골든타임… 지속가능한 지역발전의 모형으로”
충북 옥천군은 지금 산업, 보건, 관광, 교통 등 모든 영역에서 대대적인 혁신이 진행되고 있다.
지방 중소도시가 한 해 동안 1500억원 규모의 투자유치에 성공해 공공 및 민간 인프라를 유기적으로 연결한 사례는 전국적으로도 흔치 않다.
지방소멸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단발성 이벤트가 아닌, 지속가능한 경제-사회 생태계 조성에 방점을 둔 것이 옥천군의 가장 큰 특징이다.
지역민들도 “과거에는 청년들이 빠져나가기만 했지만 이제는 돌아오려는 분위기까지 감지된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황규철 옥천군수는 “이제는 행정이 주도하는 시대를 넘어, 민간과 지역사회가 함께 변화를 만들어가야 한다”며 “옥천의 변화가 전국 중소도시의 새로운 모범이 될 수 있도록 힘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최종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