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가하는 충청권 관광 수요와 달리 지역의 가치를 높이는 문화관광해설사 인력은 점차 줄고 있다.
지자체가 신규 인력 양성에 적극 나서지 않아서인데, 특히 대전은 광역시 중 가장 적은 수준이라 관광도시 도약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27일 한국관광데이터랩에 따르면 이동통신데이터 기반 내·외국인 충청권 관광객 수는 2022년 3억 6769만명에서 지난해 3억 9307만명으로 6.9% 증가했다.
대전이 11.9%로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고, 이어 충북 6.9%, 충남 5%, 세종 4.3% 순으로 늘었다.
관광객의 발길은 자연스레 문화·역사관광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가장 높은 상승세를 보인 대전의 경우, 내비게이션 목적지 유형별 검색량 문화·역사관광 부문이 2022년 104만 2980명에서 지난해 119만 4879건으로 14.6% 상승했다.
해설사가 배치되는 단재 신채호 홍보관·동춘당·우암사적공원·뿌리공원 등 관광지 방문자 수도 2022년 25만 3000명에서 지난해 30만 3410명으로 약 20% 증가했다.
이 기간 대전지역 해설사 배치 권역이 11곳에서 13곳으로 확대된 영향도 있지만, 이는 반대로 해설이 필요한 관광지에 해설사 배치가 원활히 되지 않았다는 점을 드러내기도 한다.
실제 대전은 선사유적지 등 국가유산에 해설사 배치 요구가 끊이지 않고 있으나 예산 부족, 해설사 상주 공간 부재 등의 이유로 배치가 지연되고 있다.
이렇듯 늘어나는 해설 수요와 달리 기존 해설사 인력은 점점 감소하고 있어 문제다.
충청권 각 지자체로부터 문화관광해설사 현황을 취합한 결과, 지난달 기준 대전 56명·세종 9명·충북 161명·충남 169명 등 395명이 활동 중이다.
3년 전보다 대전 2명·세종 4명·충북 3명 등 9명이 감소했으며 충남은 1명 늘었다.
세종은 전국에서, 대전은 광역시 중에서 가장 적은 해설사를 보유하고 있다.
대전시가 2018년 이후 7년간, 세종시는 2021년 이후 4년간 신규 인력을 양성하지 않은 탓이다.
대전시 관계자는 “신규 해설사를 양성하는데 20명 기준 최소 예산 7000만원이 필요하다. 인력을 확충하는 게 가장 이상적이지만, 재정 여건상 어려움이 있다”며 지난해 신규 양성을 위한 계획을 수립하고 예산안을 올렸으나 반영되지 않았다. 올해도 재시도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대전과 인구수가 비슷한 광역시인 광주는 지난달 기준 82명의 해설사가 17곳에 배치돼 활동하고 있다.
광주시의 해설사 배치 권역 방문객은 대전(13만 6123명)의 절반 수준인 9만 5432명이다.
일각에서 충청권 관광경쟁력 강화를 위한 해설사 확충의 필요성을 대두하는 이유다.
대전에서 해설사로 활동한 A 씨는 “물이 들어왔을 때 노를 저어야 하는데, 현실은 그게 되지 않고 있다”며 “해설사의 말 한마디가 도시 이미지를 바꾼다. 최근 충청권이 관광도시로 각광 받는 만큼 수요에 걸맞은 공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인터넷이나 방송, 혹은 책에서 보는 것보다 문화유적 현장을 세세히 알고있고 흥미로운 스토리 텔링을 해주는 문화해설사는 방문객들에게 해당 지역에 대해 깊은 인상을 준다. 이러한 해설사 고용문제가 단순히 인건비 때문이라면 통탄하지 않을수 없다.
안전관리자 없는 노동현장이 노동자들의 육체를 손상시키는 위험한 것이라면 문화해설사 없는 문화유적은 방문객들의 정신을 허하게 만드는 또다른 위험한 것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허재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