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환율이 계속 오르며, 항공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외화부채 평가손익이 발생할 수 있고, 여행 수요 감소를 촉발할까 우려해서다.
이번 주 원·달러 환율은 1466.5원에 마감했다. 주중에는 한때 1471.5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달 중순 이후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환율 상승은 항공업계에 부정적이다. 항공사들은 항공기와 기자재를 리스할 때, 달러로 비용을 내기 때문에 대규모 외화부채를 진다.
달러 강세로 환율이 오르면 평가손익은 그만큼 커진다. 지난해 대한항공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10원 오를 때마다 350억원 규모로 외화평가손실이 발생한다.
대형항공사(FSC)뿐 아니다. 저비용항공사(LCC)들도 환율 상승에 따른 평가손실이 마찬가지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고환율에 대해 우려를 보인 바 있다. 조 회장은 최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고환율과 미국 관세정책에 따른 정치·사회·경제적 리스크들은 사업운영의 부정적 측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1일 신규 CI(Corporate Identity) 발표 당시에도 "글로벌 무역전쟁과 환율 변동성이 대한항공에 큰 영향을 미치지만 임직원이 한마음으로 노력하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달러 강세는 2분기까지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특히 1500원까지 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 들린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환율은 2분기까지 미 달러 강세 기조에 연동해 오름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불확실성 확대 시 환율 상단은 1500원 내외로 높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여기에 고환율로 인한 여행 수요 감소도 항공사 입장에선 부담이다. 특히 해외 여행지로 인기 높은 일본의 엔화도 안전자산으로 분류돼 강세를 띠고 있다.
지금까지는 엔저 현상이 일본 여행의 인기 요인 중 하나였다. 국토교통부 항공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공항을 이용해 일본으로 떠난 승객은 2514만명에 달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와 비교할 때 아직 눈에 띄는 (예약률) 감소는 나타나지 않는다"며 "다만 고환율이 장기화 되는 것은 부담이다"고 전했다.
허재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