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괴롭힘은 어떻게 뇌를 망가뜨리는가'

시사종합뉴스 승인 2023.04.09 22:19 의견 0
'괴롭힘은 어떻게 뇌를 망가뜨리는가'. (사진=심심 제공)

"학대는 피해자의 손상된 뇌가 자기 자신이나 타인을 다시 학대하는 악순환을 불러일으킨다."

캐나다 신경과학자 제니퍼 프레이저는 책 '괴롭힘은 어떻게 뇌를 망가뜨리는가'(심심)에서 괴롭힘과 학대가 뇌에 미치는 영향을 밝혔다. 최신 신경과학, 심리학, 신경생물학, 의학 연구를 토대로 상처받은 뇌를 치유하기 위한 방법들을 제안한다.

가정·학교·군대·직장 등에서 괴롭힘과 학대 피해 사례가 나오고 있지만 자주 은폐된다. 언론에 노출되면 잠시 주목받지만 다시 잠잠해진다. 저자는 신경과학이라는 도구를 이용해 이 패턴을 깨부수자고 말한다.

수많은 신경학 연구에 따르면, 사람이 특히 학대로 인한 트라우마를 겪으면 뇌는 다음 번 타격을 대기하느라 고도의 각성 상태를 유지한다. 이렇게 되면 생존과 안전에 관여하는 뇌 영역이 뇌의 에너지와 집중력을 대부분 써버리기 때문에 다른 기능은 뒤로 밀린다. 뇌가 생존을 위해 과잉 각성을 유발하는 것이다.

광범위한 연구에 따르면 신체 활동은 생물학적인 변화를 이끌어내 뇌세포가 서로 연결되도록 유도한다. 심장박동 수를 높이면 특별한 자극이 가해져 우리 뇌가 학습사고·기억·문제 해결에 적극 가담한다. 유산소운동은 세포 차원에서 학습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면서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이고 처리하는 뇌의 잠재력을 높여준다.

프레이저는 상처받은 뇌를 치유하는 방법으로 마음 챙김과 운동을 제안한다. 마음 챙김은 성찰 능력, 관계, 회복 탄력성을 향상시킨다. 저자는 괴롭힘과 학대가 가하는 세뇌에서 벗어나려면 스스로 트라우마를 마주하고 가해자의 이름을 부름으로써 괴롭힘 사건을 가해자의 몫으로 남기고 과거의 상처에서 빠져나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신경과학 연구 결과를 이용해 "학대는 악순환된다는 점, 즉 남을 학대하는 사람이 대부분의 경우 한때 피해자였다는 점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들을 치유할 것인가 아니면 괴롭힐 것인가? 우리가 노력을 기울인다면 학대자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고, 또한 이들의 신경학적 왜곡을 바로잡을 수 있다."

시사종합뉴스 김한규 기자 www.ca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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