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난방비 폭등' … 부처보다 앞서 대응

경제수석, 오전 9시 이례적으로 이른 브리핑
이재명 '난방비 긴급회의' 시간에 마이크 잡아
민생 놓치지 않고 있다는 메시지 던지기 위해
李 7.2조원 돈 풀기 대응할 수 있을지 미지수

시사종합뉴스 승인 2023.01.27 08:10 의견 0
최상목 경제수석이 26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룸에서 난방비 절감 대책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3.01.26.

26일 오전 8시38분. 대통령실은 최상목 경제수석이 오전 9시 '난방비 절감 대책' 관련 브리핑을 진행했다.

대통령실 수석급 인사가 이 시간에 브리핑을 진행한 건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처음이다.

설 명절 시민들의 최대 이슈는 '난방비 폭탄'이었다. 가족과 친지들이 모인 자리에서 12월 도시가스 요금은 가장 뜨거운 문제였다. 연휴 마지막 날부터 몰아친 맹추위는 1월 난방비 인상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켰다. 야당은 설 명절 직후 '난방비 폭탄' 프레임으로 공세를 가했다.

민심이 악화하는 가운데 국정 동력이 약화를 우려한 대통령실이 이날 적극 대응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상당히 신속하게 결정된 브리핑이었다"며 "연휴 내내 이어진 난방비 관련 보도를 보고 대통령이 대책을 지시한 것으로 안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최 수석은 이날 브리핑에서 ▲1분기 가스요금 동결 ▲취약계층 에너지바우처 지원 금액 2배 인상 ▲도시가스공사의 사회적 배려 대상자(약 160만 가구) 요금 할인 2배 확대 등을 발표했다.

그는 또 최근 난방비가 급등한 원인에 대해 "지난 몇 년 동안 인상 요인이 있었음에도 요금인상을 억제하였고, 또한 2021년 하반기부터 국제천연가스 가격이 2021년 1분기 대비 최대 10배 이상 급등한 데 기인한다"고 밝혔다.

국제적으로 에너지 가격이 상승하는데 이전 정부가 이에 기민하게 대응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그러면서 "(난방비 상승 원인에 대한) 설명을 드리는 이유는 국민들께서 감내하실 수 있는 부분은 '같이 노력을 하자'고 저희가 이해를 구하기 위해서"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대통령실과 정부의 대책이 미흡하다고 판단한 이재명 대표는 이날 파격적인 난방비 대책을 내놓으며 여론전을 폈다.

이 대표는 "중앙정부에 약 7조2000억원 정도의 에너지 고물가 지원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꺼내 들며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횡재세'를 도입하자고 제안했다. 에너지 관련 기업들이 취한 과도한 영업이익에 대해 부담금을 부과하겠다는 뜻이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부의 정책은 현실에 발을 딛고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 현실적인 정책이 국민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가는 또 다른 문제다"고 말했다.

시사종합뉴스 허재원 기자 www.ca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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