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尹 사적발언 논란에 강대강 대치…대립 격화

與 "MBC 보도는 조작" TF구성해 야당 공세 맞대응
野 '워터게이트' 사건 소환 "당정대 모두 적반하장"

시사종합뉴스 승인 2022.09.27 20:30 | 최종 수정 2022.09.28 07:47 의견 0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순방 중 불거진 발언 논란을 두고 여야는 27일에도 강대강 대치를 이어나갔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른바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물러난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 사례를 소환하며 윤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와 외교·안보 책임자에 대한 경질을 재차 요구했다.

국민의힘은 야당이 윤 대통령의 외교 성과를 폄훼하고 있다며 맞대응에 나섰다. 해당 발언을 최초 보도한 MBC에 대해선 편파·조작 방송으로 규정하고 이를 시정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도 구성하기로 했다.

정기국회가 시작된 지 한 달이 되어가지만 여야 모두 정쟁의 소용돌이에 빠지면서 당장 다음달부터 시작되는 국정감사와 예산안 심사도 정쟁에 매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진상 규명 필요성을 언급한 윤 대통령을 겨냥해 "무슨 말을 했는지도 확인이 안되는 상태에서 국민의 귀를 의심하게 하는 제재 얘기가 나오는 것은 참으로 옳지 않다"고 말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무능보다 더 심각한 것은 거짓말과 책임 전가"라며 "그간 정부와 대통령실은 각종 의혹과 실수에 대해 제대로 해명하거나 채임있는 모습을 보이기는커녕 발뺌과 말돌리기로 일관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통령의 실언으로 빚어진 외교적 망신이 거짓 해명으로 덮어지지 않자 대통령실과 여당은 야당 원내대표인 제가 언론사와 유착했다는 거짓 선동을 일삼고 있다"며 "온 국민이 사과를 기대했음에도 당정대 그 어느 누구도 적반하장을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의 무능·무책임 외교를 제대로 문책하지 않으면 대한민국 국격은 땅에 떨어지고 우방국과의 관계는 되돌리기 어려운 지경이 될 것"이라며 "특히 박진 외교부 장관,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김태효 안보실 1차장, 김은혜 홍보수석은 외교 참사 주범"이라고 날을 세웠다.

의원총회 후 민주당은 당 소속 의원 전원(169명) 명의로 박진 외교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국무위원을 상대로 야당이 해임건의안을 발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 사전점검회의에서 자료를 받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9.27.

야당의 해임건의안 제출에 국민의힘은 "발목 잡기"라며 반발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이번 순방에서 국익을 훼손한 주체는 분명히 민주당"라며 "민주당이 추구하는 것이 국익인가, 아니면 오직 민주당만을 위한 정치적 이익인가"라고 물었다.

김미애 원내대변인도 "외교부 장관 해임건의안은 철회되어야 마땅하다"며 "이러한 무리한 시도가 북한을 위해 동맹의 이익을 훼손한 지난 문재인 정부의 외교 실정을 가릴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MBC의 윤 대통령 발언 보도와 관련해 당내 TF를 꾸리고 대응하기로 했다. TF는 3선 박대출 의원이 팀장을 맡고 박성중윤한홍·윤두현·최형두·장동혁·조수진 의원이 참여한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최초로 보도한 MBC는 사실관계 확인이라는 보도의 기본조차 지키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며 "소위 찌라시를 자막으로 그대로 입혀서 방송하는 것은 공영방송의 책임을 포기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는 "더구나 MBC는 지난해 야권 유력 대선 후보 부인을 취재하기 위해서 경찰 사칭까지 하며 취재윤리를 내팽개친 전력도 있고 끊임없이 우리당에 대해서 편파적 방송을 해온 전력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영방송의 편파 보도에 대해 지속적인 문제제기와 시정 노력을 해왔지만 특정노조와 야당이 입을 맞춘 듯 방송장악을 주장하고 있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MBC 편파조작방송 진상규명 TF를 구성해서 편파방송 시정에 적극 대응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통령의 해외순방은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재확인하고 문재인 정권에서 완전히 경색됐던 한일관계 정상화를 위한 첫발을 떼었다는 점에서는 대단히 의미 있는 성과를 이뤘다"면서 "이런 성과들이 폄훼되고 있어서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또 민주당이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 건의안을 발의한 데 대해 "걸핏하면 국무위원들에 대한 탄핵 해임을 조자룡 헌 칼 쓰듯 꺼내고 있다"며 "의석수 자랑만 할 것이 아니라, 위기 극복을 위해서 같이 협조해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시사종합뉴스 허재원 기자 www.ca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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