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380원대 급락...장중엔 1399원 까지

시사종합뉴스 승인 2022.09.17 07:45 | 최종 수정 2022.09.17 07:56 의견 0

원·달러 환율이 1399.0원에 개장하는 등 1400원 턱 밑까지 올랐으나 오후 들어 큰 폭 반락하면서 1380원대 후반에 마감했다.

1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393.7원) 보다 5.7원 내린 1388.0원에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전날보다 5.3원 오른 1399.0원에 개장하면서 하루 만에 전날 기록한 장중 연고점(1397.9원)을 경신했다. 장중 고가 기준으로 2009년 3월 31일(1422.0원) 이후 13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간 밤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로 홍콩 역외시장에서 거래되는 달러-위안 환율이 장중 7.0위안을 넘어서면서 원화 약세가 심화된 영향이다.

오전 내내 1390원대 중반에서 머물던 환율은 이날 오후 3시10분께 돌연 하락 전환하면서 5분 만에 10원 가까이 내려가면서 1386.7원까지 레벨을 낮췄다. 시장은 장 막판에 외환당국이 전날에 이어 고강도 매도 개입에 나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이날 오후 3시 이후 나온 청와대의 통화스와프 논의 시사 발언도 환율 하락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최상목 경제수석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5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외환시장에 대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한 후 재무장관 회의도 있었다"며 "공통 관심사인 만큼 이에 대한 자연스런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외환당국이 다음 주 초 국내 주요 수출입 기업들과 간담회를 열고 외환거래 동향 등 외환수급 안정화 방안을 마련하기로 한 점도 환율 반락에 영향을 줬다.

기재부 관계자는 "다음 주 초 주요 수출입 기업들과 만나 외환거래 동향과 전망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향후 외환수급 안정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라며 "그동안 외환수급에 대해 모니터링은 계속해 오고 있었지만 주요 수급 주체 역할을 하고 있는 기업들과 만나 현재 상황을 파악하고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방안을 마련할 수 있을지 검토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반면, 달러 가치는 상승 중이다. 미 동부시간으로 오전 2시 56분 현재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전장대비 0.13% 오른 109.88선에서 거래중이다. 위안화는 전날 역외 시장에 이어 이날 역내 시장에서도 7.0위안을 넘었다. 달러-위안 환율은 이날 7.0054위안에 개장했다. 역내 달러-위안 환율이 7.0위안을 넘어선 것은 2020년 7월 이후 처음이다.

간 밤 발표된 지난주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공격적 긴축에도 불구하고 4개월 만에 최저치로 내려갔다. 미 노동부는 15일(현지시간) 지난 10일로 끝난 한 주 동안 실업급여 신규 신청건수가 5000건 감소한 21만3000건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8월 미 수입물가는 전월대비 1.0% 하락하며 두 달 연속 하락세를 보였고, 산업생산은 전월보다 0.2% 하락해 시장 예상치(0.0%)보다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투자자들은 다음 주 20~21일(현지시간) 예정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주시하고 있다.

반면, 인플레이션 장기화 우려에 연준이 고강도 긴축을 이어갈 것이라는 우려가 이어지고 있어 달러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연준이 다음주 회의에서 0.75%포인트 인상 가능성이 우세하지만, 1.0%포인트 인상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도 여전하다. 16일 미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다음 주 FOMC에서 0.75%포인트 금리인상 가능성이 76.0%로, 1.0%포인트 금리인상 가능성이 24.0%로 나타났다. 미 물가지표 발표 전인 일주일 전만해도 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9.0%, 0.75%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91.0%로 보던 것과 비교해 크게 달라졌다.

국제유가는 원유 수요 감소 전망과 달러 강세로 인해 큰 폭 하락했다. 15일(현지시간)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10월물 가격은 4.37% 급락한 배럴당 84.61달러를 기록했고, 영국 런던 국제선물거래소(ICE)에서 11월물 브렌트유도 3.53% 급락한 배럴당 90.78 달러에서 마감했다.

미 증시는 3대 지수는 모두 하락했다. 15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날 보다 173.27포인트(0.56%) 떨어진 3만961.82로 장을 마감했다. 이는 지난 7월14일 이후 최저치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날 대비 44.66포인트(1.13%) 하락한 3901.35로 마감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67.32포인트(1.43%) 하락한 1만1552.36으로 폐장했다.

같은 날 뉴욕채권시장에서 시장금리의 벤치마크인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장 대비 1.31% 상승한 3.449%를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전장보다 1.96% 상승한 3.862%를 기록해 또 연고점을 경신했다. 2007년 10월 31일(3.954%) 이후 근 15년 만에 가장 높았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오늘 환율은 견고한 미 경제지표 기반으로 1400원 상향 돌파를 시도했으나 당국 스탠스에 상단이 제한되면서 1380원대로 내려갔다"고 말했다.


시사종합뉴스 허재원 기자 www.ca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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