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한파에 부동산 개업... 2019년 9월 이후 최저치 기록

7월 전국 신규개업 1074개소 불과
"폐업, 비관적 시각이 더 많다는 것"

시사종합뉴스 승인 2022.08.23 08:02 의견 0
정부가 향후 5년간 전국에 주택 270만호를 공급하고 활력 제고, 공공 지원, 주택품질 제고 등을 위한 '국민 주거안정 실현방안'을 발표했다. 16일 오후 서울 송파구 공인중개사 밀집 상가 앞에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2022.08.16

극심한 부동산 거래한파가 지속되면서 지난달 신규 개업한 공인중개업소 수가 약 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7월 전국 신규개업 공인중개업소는 1074개 업소로, 2019년 9월(994개) 이후 약 2년10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또 7월 한 달간 935개 업소가 폐업하고, 78개 업소가 휴업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6월 폐업(1148개) 및 휴업(81개) 건수와 비교하면 다소 줄어든 수치지만 여전히 높은 수치였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서울과 경기를 각각 남북부로 나누고, 6개 광역시와 8개 시도를 합해 총 18개로 구분한 권역 중 9개 권역에서 폐업 및 휴업 비율이 신규 개업보다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공인중개업소 수가 순감한 지역은 지난 2월 세종 외에는 올해 단 한 곳도 없었으나 지난 6월부터 갑자기 9개 권역으로 증가했다.

공인중개사협회 관계자는 "경북·경남 등 영남 지역이 특히 많이 힘들어하고 있고, 인천은 지난 7월 올해 처음으로 개업보다 폐·휴업이 더 늘었다"며 "이외에도 서울북부·대구·대전·세종 등 거래량이 급속히 줄어든 대도시 중심으로 폐·휴업이 집중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공인중개사 수도 지난 4월(11만8280명), 5월(11만8860명), 6월(11만8924명)에 계속 상승세를 이어오다 지난달에는 11만8917명을 기록, 하락세로 꺾였다.

이처럼 공인중개업소의 개업 감소 및 폐·휴업 증가는 극심한 국내 부동산 거래절벽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거래량은 몇 달째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에서 거래된 아파트 거래 건수는 605건에 그쳤다. 등록 신고 기한이 계약 후 30일 이내라는 점을 고려하면 8일 밖에 시간이 남지 않은 상황이기에 7월 서울 거래량은 1000건에도 못 미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서울 북부의 한 공인중개사는 "매수 문의나 손님은 거의 없는 상황"이라며 "집값이 2~3년 전에 이미 너무 많이 올랐기 때문에 지금 매매를 한들 실익이 없다. 재건축을 하더라도 이후 차액이 발생해야 하는데 살 사람도 팔 사람도 타산이 안 맞다 보니 거래가 안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산 동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요즘 너무 조용하다. 실거래 매물이 거의 안 뜨고 있지 않느냐"며 "급매물이 나와도 거래는 안 되고 있다보니 꼭 매도해야 하는 사람들은 애가 타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관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집값 하락의 중심지로 꼽히던 대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정책이 너무 많이 이랬다 저랬다 해서 정리가 안 되는 상황인데 고객들은 부동산에 너무 기대고 있어 똑바로 안 하면 부동산이 다 책임지라고 한다"며 "(중개업소가) 너무 많은 책임을 지고 있는데 또 중개 수수료는 정부에서 다 내려놓았다"고 토로했다.

공인중개사협회 관계자는 "폐업을 한다는 것은 현 상태만 보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의 전망도 낙관적 시각보다는 비관적 시각이 더 많다는 것"이라며 "중개업소 폐·휴업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공인중개사들도 당분간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시사종합뉴스 이우현 기자 www.ca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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